EUV 리소그래피가 마주한 핵심 이슈는 결국 하나로 모인다. 스토캐스틱(stochastic) 효과다. 노광되는 영역의 크기(CD, critical dimension)가 작아질수록, 그 영역에 도달하는 광자의 수와 포토레지스트 분자의 수도 함께 줄어든다. 샘플의 크기가 작아질수록 그 안의 무작위적 변동(분산)은 상대적으로 더 크게 느껴진다. 관련 연구에서는 결함 확률이 패턴 크기와 도즈량(dose-to-size)에 대해 지수적으로 증가한다는 점이 모델로 재현되고 있다. 이 스토캐스틱 효과는 두 가지 원인에서 비롯된다. 빛 자체가 광자 단위로 도달하면서 생기는 광자 밀도의 불균일(shot noise), 그리고 포토레지스트를 구성하는 화학 물질 자체의 분자 단위 불균일이다. 실제로 EUV는 광자 수 자체가 적기 때문에, 14nm 이하 노드에서는 photon shot noise가 특히 더 큰 역할을 한다는 점이 여러 연구에서 강조된다. 이 둘이 합쳐져 라인 엣지 러프니스(LER), 라인 위스 러프니스(LWR), 그리고 극단적으로는 패턴 자체가 사라지거나 두 패턴이 합쳐지는 결함으로 이어진다. 이 문제의 근본 원인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포토레지스트를 만드는 방식 자체에 도달한다. 그리고 그 답이 드라이 포토레지스트(Dry PR)다.
1. 기존 스핀 코팅 PR의 본질적 한계와 패러다임 전환

기존 포토레지스트는 액체 상태로 웨이퍼에 떨어뜨린 뒤, 웨이퍼를 고속으로 회전시켜 얇고 균일한 막을 만드는 스핀 코팅(spin coating) 방식을 써왔다. 이 방식의 본질은 유체 역학에 의존하는 연속적인 과정이다. 포토레지스트를 구성하는 고분자(polymer chain) 분자들은 정해진 위치에 의도적으로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 액체가 퍼지고 확산되는 과정에서 우연히 자리를 잡는다. 마이크로 스케일에서는 이 정도의 무작위성이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나노 스케일로 내려가면 이 우연성이 곧 결함으로 직결된다. 특히 높은 단차나 고종횡비(high aspect ratio, HAR) 구조 위에 코팅할 때 문제가 두드러진다. 나노미터 단위의 좁은 트렌치에서는 모세관 효과(capillary effect)로 인해 포토레지스트가 골고루 퍼지지 못하고, 가장자리에서는 에지 비드(edge bead) 효과로 막 두께가 불균일해진다. 이런 두께 변동은 노광 과정에서 그대로 노광량의 변동으로 전환되어, 나노급 패턴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의 변동성을 만들어낸다.
드라이 포토레지스트는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으로 해결한다. 액체를 퍼뜨리는(spreading) 것이 아니라, 표면에서 화학 반응을 통해 분자를 한 층씩 성장(growth)시키는 방식이다. 기존의 연속 공정(continuous process)에서 이산적 표면화학(discrete surface chemistry)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액체 상태의 분자들이 유체 흐름에 의해 우연한 위치에 자리 잡는 대신, 기체 상태의 전구체(precursor)가 표면의 특정 화학 작용기와 반응하여 정해진 위치에 화학적으로 결합, 고정된다. 이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메커니즘이 원자층 증착(ALD, Atomic Layer Deposition)과 분자층 증착(MLD, Molecular Layer Deposition)이다. 흥미로운 점은, ALD가 본래 EUV 레지스트를 위해 만들어진 기술이 아니라는 것이다. ALD는 high-k 게이트 절연막, 배리어층 등 반도체 공정 전반에서 수십 년간 쓰여온 검증된 증착 기술이다. 드라이 PR은 이미 신뢰성이 입증된 ALD/MLD 플랫폼을, 레지스트라는 새로운 응용처에 가져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2. ALD와 MLD
ALD는 두 종류의 전구체(A, B)를 교대로 주입하는 사이클 공정이다.
- 전구체 A 도입: 전구체 A가 표면에 흡착되어 단일 분자층을 형성한다. 이 흡착은 표면의 반응 자리(site)가 모두 채워지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 자기제한적(self-limiting) 특성을 가진다.
- 퍼지(purge): 반응하지 않고 남아있는 전구체 A를 비활성 가스로 씻어낸다.
- 전구체 B 도입: 전구체 B가 전구체 A가 만든 단일층 위에 흡착되어 반응하며 두 번째 층을 형성한다.
- 퍼지: 다시 남아있는 전구체 B를 제거한다.
이 4단계 사이클을 반복하여 원하는 두께만큼 층을 쌓아 올린다. ALD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완벽한 conformality다. 자기제한적 반응 덕분에, 평면이든 고종횡비의 복잡한 3D 구조든 표면의 모든 곳에서 동일한 두께의 막이 형성된다.
MLD는 유기 분자를 이용하여 한 층 씩 쌓는 방식으로, 대표적인 조합은 trimethylaluminum(TMA)과 에틸렌글리콜(EG)이다. 이 조합으로 만들어지는 유기-무기 하이브리드 박막을 alucone이라 부른다.
- TMA가 표면의 hydroxyl기(-OH)와 반응하여 흡착되며, 이 과정에서 메틸기 일부가 떨어져 나간다. DFT 계산에 따르면 TMA는 hydroxylated SiO₂ 표면에 쉽게 흡착·해리된다.
- 퍼지로 남은 TMA를 제거한다.
- EG를 주입하면, EG의 hydroxyl기가 표면에 남은 Al-CH₃ 결합과 반응하여 Al-O-C-C-O- 구조의 두 번째 층을 형성한다. 이 반응은 4-membered ring(4MR) 또는 6-membered ring(6MR) 경로를 거치며, 반응장벽이 더 낮은 6MR 경로가 선호된다. EG, ethylenediamine(EDA), oxalic acid(OX) 세 유기 전구체의 반응성은 EG > OX > EDA 순으로 나타났다.
- 퍼지로 잔여물을 제거하여 한 층을 완성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alucone은 negative-tone 레지스트로 동작하며, 50nm 라인폭까지 해상이 보고되었다. 비교 대상인 hafnicone(Hf 기반, tetrakis(dimethylamido)hafnium 전구체 사용)은 3M HCl 현상액 기준 400 μC/cm²의 감도를 보인 반면, alucone은 0.125M HCl 기준 4800 μC/cm²로 감도가 한 자릿수 이상 낮다. 가장 최근(2025)에는 같은 alucone 계열에서 네트워크 밀도(networking density)를 조절한 일련의 negative-tone 레지스트를 합성해, 분자 설계가 패터닝 성능에 미치는 영향을 전자빔(EUV의 대체 실험으로 흔히 쓰임) 노광과 EUV flood exposure 양쪽으로 비교한 연구도 발표되었다.

MLD로 형성된 순수 유기물은 구조적으로 취약할 수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ALD를 통해 SiO2 같은 무기 물질을 MLD 유기층과 교대로 적층한다. 그 결과로 만들어지는 것이 유기-무기 하이브리드 구조다. 학계에서는 이런 ALD/MLD 기반 건식 공정의 장점을, 베이킹 공정 제거, 발생 폐기물 감소, 복잡한 형태의 판에 대한 컨포멀 코팅 세 가지로 정리한다. 특히 이런 건식 증착 공정은 단순한 클러스터 구조가 아닌 유기-무기 하이브리드 막 구조로서, sub-5nm 패터닝 공정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하이브리드 구조는 유기물의 화학적 반응성(감광 기능)과 무기물의 기계적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한다. 더 중요한 건, 이 과정에서 포토레지스트 내부의 화학 구조를 설계 수준에서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빛에 반응하는 촉매 역할의 작용기를, 원하는 위치에 원하는 밀도로 의도적으로 배치할 수 있다. 기존 CAR(화학증폭형 레지스트)에서는 PAG(photoacid generator) 분자들이 고분자 매트릭스 안에 무작위로, 때로는 클러스터를 이루며 분포했다. 반면 드라이 PR은 이 작용기들을 나노스케일에서 균일한 네트워크 형태로 배치할 수 있다.
3. 감광 메커니즘의 근본적 차이: 확산 vs 국소 반응
드라이 PR과 기존 CAR의 가장 본질적인 차이는, 빛을 받은 후 일어나는 화학 반응의 공간적 범위에 있다. 기존 CAR는 PAG가 빛을 받아 산(acid)을 생성하고, 이 산이 주변으로 확산(acid diffusion)되면서 여러 화학 결합을 연쇄적으로 촉매하는 화학 증폭(chemical amplification) 메커니즘을 쓴다. 이 확산 덕분에 감도(sensitivity)는 높지만, 산이 의도한 영역을 넘어 퍼져나가면서 패턴의 경계가 흐려진다. 이게 LER/LWR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imec과 KU Leuven의 최근 공동 연구는, EUV photoemission을 통해 화학 증폭형 레지스트 내부의 화학 동역학과 1차/2차 전자 생성을 동시에 추적함으로써, 이 acid-diffusion 기반 반응의 메커니즘을 정밀하게 규명하고 있다. 반대로 드라이 PR은 확산을 의도적으로 배제한다. 빛을 받은 위치에서만, 그 자리에 국한된 화학 반응이 일어나도록 구조 자체를 설계한다. 반응이 퍼져나갈 매개체(확산 가능한 산)가 없으므로, 노광된 영역과 노광되지 않은 영역의 경계가 화학적으로 훨씬 선명하게 유지된다.
4. 드라이 포토레지스트의 장점
정리하면, 드라이 PR은 다음 네 가지 장점을 갖는다.
- 완벽한 conformal 도포: 복잡한 3D 구조에서도 균일한 막 형성
- 원자 스케일 두께 제어: 사이클 수로 두께를 정밀하게 제어
- 스토캐스틱 노이즈 최소화: 화학 성분의 균일성 자체가 노이즈를 줄임
- 강력한 기계적 안정성: 고종횡비 패턴에서도 붕괴 없이 형태 유지
지금까지의 원리를 EUV가 마주한 4가지 핵심 문제에 대응시켜보면 다음과 같다.
- 샷 노이즈(Shot Noise): 광자 흡수 효율의 문제. 금속/무기 성분은 원자번호가 높아 EUV 흡수 단면적이 커서, 같은 광자 수로도 더 많은 흡수 반응을 끌어낸다.
- 산 확산(Acid Diffusion): 앞서 설명한 국소 반응 메커니즘이 직접 대응한다. 확산 매개체 자체가 없으므로 확산 거리는 원천적으로 0에 가깝다.
- 선 가장자리 거칠기(LER/LWR): 균일한 하이브리드 나노 구조와 국소 반응의 결합으로, 경계가 화학적으로 선명해진다.
- 패턴 붕괴(Pattern Collapse): ALD/MLD로 형성된 유기-무기 하이브리드 막은 기존 PR보다 기계적으로 훨씬 강건하다. 여기에 더해 건식 현상(dry development)을 적용하면, 현상 과정에서의 모세관력 자체가 사라진다.
5. 드라이 포토레지스트의 한계
드라이 PR이 acid diffusion에 기반한 chemical amplification을 배제했다는 것은, 동시에 하나의 광자/반응으로 증폭되는 효과도 사라졌다는 뜻이다. 그 결과 같은 패턴을 형성하기 위해 더 많은 광량과 더 긴 노광 시간이 필요해진다. 이것이 드라이 PR의 가장 큰 현실적 과제, 낮은 감도(low sensitivity)이다. 여기에 더해 건식 현상(dry development)에는 또 다른 트레이드오프가 있다. 관련 특허 문헌에 따르면, 건식 현상은 노광된 영역과 노광되지 않은 영역 사이의 식각 선택도(etch selectivity) 문제를 가지며, 선택도가 부족하면 습식 현상 대비 오히려 더 높은 dose-to-size가 요구될 수 있다. 즉 "패턴 붕괴를 없애기 위해 건식 현상을 도입했더니, 그 대가로 노광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앞서 우리가 논의했던 우려가 학계/특허 문헌에서도 동일하게 지적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더해 두 가지 문제가 추가된다. ALD/MLD 사이클을 반복하며 한 층씩 쌓는 방식은 증착 속도 자체가 매우 느려 처리량(throughput) 측면에서 불리하다. 또한 이 진공 기반 사이클 증착 장비는 기존의 스핀코팅-노광-현상으로 이어지는 트랙 장비와 통합이 아직 성숙하지 않았다.
이런 한계 때문에, 드라이 PR(완전 vapor-phase 버전)은 아직 전면적으로 도입되지 못했지만, 이미 실제 양산에 진입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2025년 1월, Lam Research는 자사의 Aether 드라이 레지스트 기술이 한 주요 메모리 제조사의 최선단 DRAM 공정에서 production tool of record로 채택되었다고 발표했다. 해당 제조사는 Aether 장비를 이용해 dry resist underlayer/film 형성과 dry development 공정을 적용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기존에 trade-off 관계였던 노광 도즈와 결함률 사이의 관계를 동시에 개선해, 비용을 낮추고 스캐너 생산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6. 또 다른 경로: MOR(Metal Oxide Resist)과의 관계
여기서 한 가지 짚어야 할 점이 있다. "차세대 EUV 레지스트"라고 묶이는 기술 중에는, 드라이 PR(증착+건식현상 완전 vapor-phase)과는 별개로 MOR(Metal Oxide Resist)라는 경로도 있다. MOR은 주석(Sn), 하프늄(Hf) 등 금속 산화물 기반으로 EUV 흡수율을 높인 레지스트인데, 여전히 스핀 코팅으로 도포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드라이 PR과 구분된다. 즉 "화학 증폭 → 금속 기반"이라는 축의 전환은 MOR과 드라이 PR이 공유하지만, "습식 도포 → 건식 증착"이라는 축은 드라이 PR만의 것이다. 실제로 Samsung은 차세대 1c(6세대 10nm급) DRAM의 가장 미세한 회로폭이 요구되는 6~7개 레이어에 Inpria(현 JSR 자회사)의 주석 기반 MOR을 적용하는 것을 검토해왔다. JSR은 이를 위해 한국에 세계 최초의 양산 규모 MOR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있으며, Samsung과 SK Hynix에 1c DRAM용 MOR을 공급할 계획이다. 같은 시기 대만에도 생산 거점을 마련해 TSMC와의 공동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즉 현재 시점에서 그림을 정리하면, DRAM의 가장 미세한 critical layer를 둘러싸고 두 갈래의 차세대 레지스트가 동시에 진입하고 있다. 한쪽은 MOR(주로 Sn 기반, 스핀코팅 도포 + 새로운 현상 화학), 다른 한쪽은 완전한 드라이 PR(vapor-phase 증착 + dry development)이다. 둘 다 "화학 증폭/acid diffusion에서 벗어난다"는 같은 방향을 가리키지만, "도포 방식까지 바꿀 것인가"*서 길이 갈린다. EUV가 더 미세한 영역으로 갈수록, 결함 확률이 지수적으로 증가하는 스토캐스틱 문제는 기존의 확산 기반 화학 증폭 방식으로 제어할 수 있는 영역을 곧 벗어난다. 드라이 PR은 현재 일부 critical layer의 보완 기술로 시작되었지만, 리소그래피가 "코팅 기반 공정"에서 "분자 단위로 설계되어 증착하는 공정"으로 이동하는 큰 흐름의 한 축임은 분명해 보인다. 감도와 처리량이라는 현재의 트레이드오프를 해결하는 속도, 그리고 MOR이라는 경쟁 경로와의 상대적 진척이, 이 전환의 최종적인 형태와 타이밍을 결정할 것이다.
'반도체 공정 > Lithography' 카테고리의 다른 글
| High NA EUV (1) | 2026.06.12 |
|---|---|
| EUV 리소그래피의 마지막 병목, 그리고 Lam Research의 해법 (0) | 2026.06.12 |
| unconventional nanopatterning method (0) | 2023.06.27 |
| Developer: TMAH vs KOH (0) | 2023.05.17 |
| Write field alignment (0) | 2023.05.16 |
댓글